6월은 한국에 있는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들에게 무척이나 신나는 달이었다. 미국에서 새벽잠을 설치고 본 우리 선수들의 월드컵 4강 진출은 나뿐만 아니라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 날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생활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주었다. 4강 진출은 한국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렸을 뿐만 아니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우리 모두에게 심어주었다.
이런 우리 국민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선진국을 지향하는 원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현명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온 국민의 월드컵 열기에 편승한 병역 특혜나 정부차원의 임시공휴일 지정을 보면서 다시금 정치권의 지도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에 세계를 놀라게 한 월드컵에서 보여준 우리 국민의 힘은 어디에서 나왔는가. 그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이번 대회를 남의 집 잔치라 생각하지 않고 바로 나의 잔치라고 생각하는 주인의식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면 지도력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에 긍지를 느끼게 해주고 국민의 창의적인 에너지를 결집시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큰 실수는 국민을 국가의 현명한 주인으로 만들지 못했고 책임 없는 손님으로 대접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겨우 200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이 강대국이 된 바탕은 미국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나라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봉사하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지도자들이 국민에게 미국인이라는 긍지를 갖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은 선수들이 그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훈련시키고 격려해 준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병역의무는 주인인 국민이 내 국가를 내가 지킨다는 신성한 의무이며 권리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지도자들은 신성한 병역의무를 능력과 배경이 부족한 평민의 몫인 것처럼 방치한 것도 반성하지 않고, 그것도 부족해 선수들에게 마치 포상처럼 병역을 면제해 준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우롱하고 짓밟는 정치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몇몇 개인의 병역 수행이 국가적 손실이 된다면 깊이 연구해 병역과 상응하는 국가적 의무를 대신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에 신성한 의무를 다한다는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것이 진정한 지도력일 것이다. 미국에서 선거를 할 때 입후보자 자신이나 그 가족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병역의무를 회피했는가를 우선적으로 따지는 것은 주인의식이 없는 자에게 나라와 국민을 대표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주인이 아니고 국민이 국가의 진정한 주인이 될 때 비로소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준 놀라울 정도의 단결된 국민의 힘은 세계의 거센 경쟁과 도전을 뚫고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선진국이 되는 원동력이 되리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