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러시아가 내년부터 남쿠릴 열도 수역에서의 한국 등 제3국의 조업 금지에 합의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전해지면서 우리 주요 꽁치 어장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올 때까지 정부는 무얼 했느냐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특히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15일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이 같은 보도가 나와 일본의 전형적인 뒤통수 때리기에 당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 꽁치분쟁,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등에 대한 일본측의 성의 있는 태도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 요청을 받아들였기에 이 같은 비판과 지적은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7일 조만간 데라다 데루스케()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한국의 전통적 어업 이익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방침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김대중()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제기해 일본측의 성의 있는 답변을 얻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일본도 어렵사리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성사시킨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성의 있는 대응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러가 제3국의 남쿠릴 조업금지에 최종 합의해도 한-러, 한일간 추가협의를 통해 남쿠릴에서의 조업 지속이나, 충분한 대체어장 확보 등의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외교 수산 당국자를 러시아에 보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 협의를 갖고 가능하면 금년 방식의 조업을 계속하고 일-러 협의 결과가 한국의 어업이익을 훼손해선 안 되며 3국간의 만족할 만한 합의를 통해 우리 어선이 안정적인 조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뒤늦은 수산 외교가 얼마큼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이날 일-러간의 협상이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는 우리에게 불리한 것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남쿠릴 열도의 꽁치조업은 한-러간 합의에 따른 것일 뿐 한-러어업협정 같은 법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전개되지 않도록 사전에 외교적 노력을 더욱 기울였어야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동원 bookum90@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