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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투표용지 보관 상자 선관위가 폐기… 법원, 의혹 규명할 핵심 증거 보전 못해

잠실 투표용지 보관 상자 선관위가 폐기… 법원, 의혹 규명할 핵심 증거 보전 못해

Posted June. 11, 2026 08:51,   

Updated June. 11, 2026 08:51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법원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찾아 현장 검증을 벌였으나 투표용지가 보관됐던 상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상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지역 내 유권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1900장의 투표용지만 준비했다는 의혹을 밝힐 핵심 증거였으나, 투표 종료 이후 현장이 정리되면서 치워진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3시경 서울동부지법 김지연 부장판사와 증거 보전을 신청한 개혁신당 김정철 최고위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등은 잠실7동 제2투표소를 찾아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전날 법원이 내린 증거 보전 명령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나 법원과 김 위원 측은 약 26분 만인 오후 3시 26분경 ‘인쇄 매수 1900매’ 등이 표기된 투표용지 보관 상자를 찾지 못한 채 검증을 종료했다. 김 위원은 “현장이 모두 치워져 있는 상태여서 (상자가) 없었고, 선관위조차 어디에 보관돼 있는지 모르는 상태”라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투표용지 보관 상자는 송파구 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 비율의 하한선인 50%보다 용지를 적게 준비해 사태를 자초했다는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거로 꼽힌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전체 선거인 수는 3856명인데, 그 절반(1928명)에 못 미치는 1900매만 준비했는지 밝힐 자료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원은 이미 기표를 마친 투표용지가 보관된 투표함 등에 대해선 “증거 보전의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을 수사하는 경찰은 송파·동작·강남·서초·광진구 선관위 직원들과 출석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선거 당일 투표소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 투표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대 등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오후 6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 선언에 나섰다. 각 대학 총학생회는 캠퍼스 내에서 시국 선언을 비롯해 자유발언, 학내 행진, 구호 제창 등을 진행했다. 참여 학생들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국민의 기본권과 주권을 침해한 사안으로 규정하고,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한 진상 조사와 중앙선관위의 구조 개혁을 요구했다. 연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한열 열사가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 앞에서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국회는 즉각 국정조사에 착수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