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조의 2026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가 22일 시작됐지만 노사 합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모바일·가전(DX)부문이 주축인 삼성전자 동행노동조합(동행)의 투표권이 박탈당하면서 삼성전자 내 ‘노노(勞勞)’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3대 노조 중 2곳인 동행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수원지부는 이날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정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교섭 대표권을 쥔) 초기업노동조합의 투표 배제를 규탄한다”며 “DX 직원들은 이번 잠정 타결안을 부결시키는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초기업노조는 투표 시작 시간인 이날 오후 2시를 4시간 앞둔 오전 10시경 동행 측에 투표권이 없다고 통보했다. 동행이 4일 노조 공동교섭단에서 이미 탈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동행은 “전날까지 투표 절차를 안내하는 메일을 보냈다가 돌연 배제를 통보했다”며 “잠정합의안에 분노한 조합원 1만2000명의 결집이 두려워 투표권을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엔 20일 노사 잠정합의에 대한 DX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작용했다. 반도체(DS)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이 한 사람당 6억 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아 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DX부문은 ‘상생협력’ 명목 자사주 600만 원만 받는 사업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하루 만에 1만 명이 넘는 직원이 동행에 가입해 ‘부결 운동’에 나섰다.
동행 측은 “투표 배제를 강행한다면 노동위원회 시정 신청 등 모든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며 “동행의 투표권이 인정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찬반투표 자체가 전면 무효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초기업노조 측은 ‘절차적 정당성’을 내세우며 선을 그었다. 초기업노조의 법률 자문을 맡은 김용준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동행은 4일 스스로 ‘참여 종료’ 공문을 보내 공동교섭단 지위를 상실했다”며 “잠정합의안은 그 이후인 20일 체결됐으므로 권한 없는 노조를 배제한 이번 투표가 법적으로 무효화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동행 조합원들도 이날 시작된 잠정합의안 전자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초기업노조는 추후 이들의 투표를 사표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표는 27일 오전 10시까지 전자 투표로 진행된다. 조합원 과반수 참여 후 투표자 과반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이동훈 dhle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