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18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하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자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나아가 전 세계 해역에서 이란 관련 선박을 나포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데 따른 반발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긴급 회의를 소집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1일(미 동부시간 기준) 미-이란 간 ‘2주 휴전’ 종료를 앞두고 고농축 우라늄 등 핵 문제와 더불어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 폐쇄된다며 “해협에 대한 어떠한 접근 시도도 적에 대한 협력으로 간주하고, 해당 선박을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대변인도 “미국인들은 과거에도 그랬듯 약속을 또 깨고 이른바 ‘봉쇄’라는 미명하에 해적질과 해상 강도질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란 항구에 입출항하려는 선박의 항행을 막고 있는 미국의 해상 봉쇄를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호르무즈를 역(逆)봉쇄하며 이란의 ‘돈줄 옥죄기’를 구사 중인 미국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온건파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봉쇄 해제 발표를 뒤집은 것이다.
특히 이란은 재봉쇄 조치의 강경함을 강조하려는 듯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던 인도 선박 2척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 앞서 이란은 우호국인 인도 선박들의 통행을 일부 허용한 바 있다. 인도 외교부는 자국 주재 이란 대사를 초치해 항의 의사를 표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조만간 (협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전쟁은 수일 내 재개될 수 있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이란 간 갈등이 2차 종전 협상 직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신경전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란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도 성명을 통해 미국이 협상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했다며 “이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또 이란 정부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19일 국영TV 연설을 통해 “협상에 일부 진전이 있지만 아직 많은 이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