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이란에서 수주간 이뤄질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 시간) 전했다. 13일 미 제31 해병원정대 2500명과 해군 1000명을 태우고 일본 오키나와를 떠난 USS트리폴리 상륙함이 전날 중동 해역에 도착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만 명의 지상군 병력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은 이란과의 휴전 협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군사 압박 강도 역시 올리는 모양새다.
WP는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이란에서 수주간 진행될 잠재적 지상 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전면적 침공은 아니지만 특수작전부대와 정규 보병 부대가 혼합된 형태의 기습 공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석유 수출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는 방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안을 점령한 뒤 상선 등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는 것. 예상 작전 기간에 대해 당국자들은 몇주부터 2개월 정도까지를 거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병력 3500명의 중동 추가 배치를 마쳤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소셜미디어 X에 “27일 강습상륙함 USS 트리폴리에 탑승한 미 해군과 해병대 병력이 중부사령부 관할구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언론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USS 트리폴리에 탑승한 병력 중 약 2500명이 지상작전에 투입 가능한 해병대원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1만 명의 지상군을 중동에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파병을 결정한다면 USS 트리폴리에 탑승한 해병대 2500명,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25일 출발한 해병대 2500명, 18시간 내 전개가 가능한 육군 제82공수사단 2000명에 더해 최소 1만7000명의 지상군이 투입되는 것이다.
다만 해당 인원이 중동에 배치돼도 2003년 미국이 이라크전 개전 초기 투입한 병력 규모(약 15만 명)에 크게 못 미친다. 이에 미국이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지상군 없이도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대통령에게 최대한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이 “수개월이 아닌 수주 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주관 투자행사 연설에서 “그들(이란)은 협상 중이고 합의를 구걸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같은 행사에서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이번 주에 (이란과)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시한 종전안에 핵시설 해체, 우라늄 농축 금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 보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윗코프 특사는 “이란이 중동의 북한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