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무역 담판을 앞둔 미중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 공식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선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무산됐다는 설까지 제기됐지만, 정부는 시 주석의 방한을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2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시 주석 방한 일정과 의제 등을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 주석 국빈 방문 무산설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라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 시 주석 방한 일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20일 중국 상하이총영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 주석의 11년 만의 국빈 (방문) 추진은 무산된 것 같다”며 “가장 큰 이유는 혐중 시위”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공식 발표가 미뤄지는 데는 다음 달 10일 미국의 대중 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미중 간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시 주석의 방한은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며 “미중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대방에게 먼저 패를 보이는 실수를 안 하려다 보니 일정 발표가 늦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의 방한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백악관도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으로 한국과 일본, 말레이시아를 찾을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을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2주 안에 한국에서 만날 것”이라며 시 주석과의 만남을 예고했다.
미중 무역 담판의 향방에 따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와 일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이번 미국과의 회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한중 회담은 (우선순위가) 밀려 있는 상태”라면서 “한중 회담도 미중 무역협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권오혁 hyu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