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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국인, 밀물 고립… 뛰어든 30대 경찰, 구명조끼 벗어주고 못나와

70대 중국인, 밀물 고립… 뛰어든 30대 경찰, 구명조끼 벗어주고 못나와

Posted September. 12, 2025 08:51,   

Updated September. 12, 2025 08:51


인천에서 30대 해양경찰관이 갯벌에 고립된 외국인을 구조하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해양경찰관은 구조 대상자에게 자신이 착용하던 구명조끼를 건넨 뒤 함께 빠져나오다 거센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3시 20분경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에서 “사람이 갯벌에 고립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70대 중국 국적 남성이 새벽 시간대 해루질(갯벌이나 얕은 바다에서 해산물을 잡는 활동)을 하다 밀물에 갇힌 상황이었다. 해경은 최근 무리한 해루질로 인한 고립 사고가 잇따르자 지자체, 민간업체 등과 협업해 드론 순찰을 해 왔다. 이 과정에서 남성을 확인해 출동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영흥파출소 소속 이재석 경장(34)은 고립자가 조개 껍데기 등에 발을 심하게 베여 자력 보행이 어려운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 경장은 자신이 착용 중이던 구명조끼를 벗어 건넸고, 함께 뭍으로 이동하던 중 바닷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날은 밀물 높이가 가장 큰 대조기여서 물이 빠르게 차오르는 시간대였다.

해경은 함정 21척, 항공기 2대 등을 동원해 유관기관과 함께 수색에 나섰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구조 당국은 수색작업이 최대한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가용한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경장은 오전 9시 41분경 꽃섬에서 약 1.4km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미 심정지 상태였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중국 국적 남성은 사고 발생 약 1시간 뒤 해경 헬기에 구조돼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장은 해병대 전역 후 2021년 7월 해경에 입직했다. 성실한 근무 태도로 동료들의 신망을 받았고, 해양경찰교육원장 표창을 비롯해 중부지방해경청장·인천해경서장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달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했으며, 불과 일주일 전인 이달 4일 생일을 맞았던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해경은 이 경장의 순직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또 이 경장이 단독으로 출동한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당시 출동 결정과 현장 대응, 장비 지원 등이 적절했는지 전반적인 구조 과정에 대한 경위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인천=공승배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