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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끊긴 북인권 단체 사업 접고 줄이고

Posted June. 13, 2012 05:57,   

올해 서울시 비영리단체 지원사업 공모에서 탈락하거나 지원하지 않은 북한 관련 단체들이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인권학생연대는 지난해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 전체 사업비 2500만 원 가운데 1500만 원을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았다. 대학생을 상대로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강좌를 상반기 하반기 두 차례개최했다. 강의 내용은 중동의 시민혁명이 북한의 3대세습에 미치는 영향 14호 정치범수용소에서 보낸 10년 수용소의 어둠 속으로 잠겨버린 통영의 갈등 같은 북한 체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올해는 이에 해당하는 공모 분야가 없어 북한이탈주민의 적응을 돕는 문화 교육으로 바꿔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올해 4, 5월 진행된 대학생 북한전문가 아카데미는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북한이탈주민 청소년을 대상으로 외국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최우수 평가에 해당되는 탁월 등급을 받았던 탈북자동지회 역시 시로부터 지원받던 예산 1500만 원이 끊겨 결국 올해는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일반 시민이 대북방송 제작과정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열린북한은 자부담으로 사업을 끌고 갈 생각이지만 올해 규모를 확대하려던 계획은 접어야 했다. 지원할 공모 분야가 없어 지원을 포기했다는 단체의 주장에 대해 서울시는 12일 탈북자 지원, 안보교육 등의 사업은 자유제안 분야로 신청이 가능했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지원 대상 138개 중 96개가 자유제안 분야에서 선정될 정도로 누구나 신청했다는 것. 하지만 단체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해영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서울시의 해명은 공모사업의 속성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지정 항목을 벗어나 지원하면 공모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도 자유제안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하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근배 열린북한 기획팀장은 통일안보 분야가 없어서 지원을 안 하려다 했지만 결국 떨어졌다며 몇 년간 이어졌던 사업 분야 예시가 올해 없어지니 지원 안 해주려고 이렇게 바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지원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해 사업을 펼치기 힘든 단체를 돕자고 만든 제도인데도 이를 외면한 채 박원순 시장과 밀접한 단체에 신규 지원이 집중됐다는 것. 양성민 한국남북청소년교류평화연대 사무총장은 작년보다 짜임새 있게 프로그램을 짜서 신청했는데 떨어졌다며 이런 제도는 우리처럼 영세한 단체를 돕자고 만든 건데 막상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여러 경로로 사업을 크게 벌일 수 있는 희망제작소 같은 단체에 시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경석 권기범 coolup@donga.com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