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허모 씨(34)는 초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더 이상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지 못하도록 했다. 허 씨는 아이가 친구에게 들었다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에서 sex 성인만화 같은 단어를 검색하는 걸 보고 놀랐다며 포털 사이트에서도 그런 단어는 성인인증을 해야 검색이 되는데 왜 이건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개한 애플 앱스토어 음란선정성 애플리케이션 유통현황을 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영어로 섹스(sex)를 검색하자 2308개가 나왔다. 이 중 4세 이상 등급으로 돼 있는 앱도 328개에 다다랐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선정적인 앱이 아무 제재 없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청소년들이 음란폭력물에 노출돼 학원폭력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은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업자는 주로 국내에 있어 당국이 단속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앱 시장은 주로 해외 사업자들이 운영하고 있어 당국이 제재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에 향후 그 부작용은 더 클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섹스(SEX) 좌르르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4월 포르노를 원하면 안드로이드폰을 사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마켓과 달리 애플은 자체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실제로 방송통신심의위가 지난해 11월 애플 앱스토어를 조사한 결과 성기가 노출되는 등 음란물은 없었다. 그러나 성행위 체위를 알려주거나, 성감대 찾아내기 게임 등 유아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앱들이 여과 없이 올라와 있었다. 특정 단어별로 살펴보면 영어로 섹스가 2308건(89.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포르노 115건(4.5%), 누드 115건(4.5%), 페니스가 34건(1.3%)으로 조사됐다. 이 단어들은 국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성인인증을 거치지 않으면 검색되지 않는 단어들이다.
애플은 자체 사전심사를 통해 앱별로 연령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섹스 같은 선정적 단어로 검색된 앱 가운데 4세 이상 이용가(4+) 앱은 13.5%, 12세 이상 이용가(12+) 앱은 8.5%에 달했다. 임신을 방지하기 위한 생리주기 앱 세이프 섹스 칼큘레이터는 4세 이상으로 등급이 매겨졌다. 성감대를 찾는 게임 앱은 섹시 게임은 12세 이상이었다.
사실상 17세 이상으로 등급이 매겨져 있더라도 청소년들이 얼마든지 음란 앱에 접근할 수 있다. 아이폰에 일정 등급 이상 앱 차단 기능이 있지만 청소년 스스로 해제하면 되기 때문에 실효성은 없다.
당국 제재 어려워
문제는 당국이 적극적으로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마켓과 같은 스마트폰 오픈마켓을 제재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방송통신심의위 유해정보심의팀 박종훈 팀장은 현실적으로 어떤 시정조치가 가능할지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앱 검색 포털 사이트인 앱비스타를 운영하는 메조미디어의 염기원 서비스기획팀장은 안드로이드 마켓에선 자체 심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애플도 최근 자체 심의기준을 완화해 약한 수준의 노출 등을 담은 앱의 유통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보기술(IT) 관련법 전문가인 권헌영 광운대 법대 교수는 국내 이동통신사업자가 청소년 가입 스마트폰에는 특정 앱을 쓸 수 없도록 하는 방법도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지나친 규제는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민반응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절제하게끔 유도하는 프로그램에 학부모와 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김상훈 kimhs@donga.com sanh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