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일정 동행취재는 3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됐다. 기자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다음 날인 3일 오후 백악관 엘립스 남쪽 문 앞에 서 있는 두 대의 큰 트럭에 짐을 실었다. CNN과 NBC 등 미국 방송사 기자재들도 이미 실려 있었다. 기자용 전세기인 프레스 차터를 타는 수행 기자들은 출발 하루 전날 짐을 부쳐야 했다. 5분 단위로 촘촘하게 쪼개 짜여진 오바마 대통령의 일정도 이날 밤에 취재기자들에게 e메일로 뿌려졌다. 극비 보안사항이기 때문이다.
4일 오후 4시 기자는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두 시간 뒤인 오후 6시 전세기는 기자들을 태우고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먼저 출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은 5일 오전 10시 대서양을 건너 인도를 향한다.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동행했다. 중간 기착지인 독일 람슈타인 공항까지 7시간 10분을 날아가 중간에 에어포스 원에 기름을 넣게 된다. 에어포스 원 급유를 마친 뒤 다시 여기서 8시간 10분을 더 날아가 토요일인 6일 오전 3시 20분(인도 현지 시간)에 뭄바이에 도착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도(58일) 인도네시아(9일) 한국(1012일) 일본(13, 14일)을 차례로 방문해 아시아 중시 외교에 박차를 가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공교롭게도 현재 아시아 7개국을 돌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순방일정과 부분적으로 겹친다. 미국의 대통령과 외교수장이 동시에 아시아권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시아 외교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아시아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범적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 이들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강화를 통해 미국이 아시아에 새롭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아시아 재관여(reengagement)로 표현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아시아 정책은 서방 일변도의 정책을 구사했던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번 순방의 또 다른 특징은 전통적 동맹인 한국과 일본, 새롭게 부상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묶어놓은 점이다. 먼저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국인 인도에서 올 1월 취임 후 첫 국빈 방문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난다. 이어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나라인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인도는 과거 냉전시절 러시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고,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여서 미국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었으나, 최근 미국과 이들 두 나라의 관계가 급속히 강화되고 있다. 또 미국은 한국과는 60년 전 625전쟁에서 함께 피를 흘린 혈맹 사이고, 일본과는 50년 전 신안보조약을 체결한 냉전시대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양자 및 다자외교를 펼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이 주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아 보인다.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이 72년 만에 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내주며 참패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기가 높은 아시아 지역에서 정상외교를 통해 중간선거의 충격적인 선거 결과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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