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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난관극복 확신 되레 낙관

Posted October. 22, 201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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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훼방꾼 발언 파문은 21일 정치권은 물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최대 논란거리가 됐다. 전날 청와대가 펼친 강공 바통을 이어받은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박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외교통상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박 원내대표의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에는 사실만을 말했다며 전날 청와대의 비판을 반박했으며, 오후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발언 내용을 부인하자 사실을 말한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김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경색 발언

동아일보가 21일 전문()을 입수한 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면담록에는 시 부주석이 이명박 정부의 책임을 거론한 대목은 없다. 시 부주석은 남북한은 동포 및 형제이기 때문에 화해와 협력이라는 큰 방향을 유념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서로의 우려를 배려해 나간다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하는 발언을 했다.

또 시 부주석은 한-중 양국간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의 성과에 만족한다. 이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 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 및 안정에 부합한다며 이명박 정부와의 협조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시 부주석에게 한-중 관계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2000년 방북하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이래 약 10년 간 남북관계는 상당히 좋은 관계를 보였으나 최근 경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신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0년 동안 순조로왔던 남북관계가 이명박 정부 들어와 악화됐다는 의미다.

민주당 의원까지 부적절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박 원내대표의)그 말이 상당히 진실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럼에도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방은 주요 국가의 차기 수장이고 그 상대방은 우리나라 외교권의 수장이었다. 그 두 분의 발언을 그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시 주석의 발언이 없다면 박 원내대표가 개인적으로 책임질 일이며, 발언이 있었다면 정부로서는 엄청난 충격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시 부주석과 김 전 대통령의 면담록에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내용이 없음에도 공당의 원내대표가 그런 말을 한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한나라당은 박 원내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책임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은 있지도 않은 말을 해서 외교관계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김 전 대통령에게도 모욕이 되고 시 부주석에게는 있을 수 없는 결례를 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전직 대통령과 다음에 정상이 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사람이 만난 정상급 회담의 배석자가 회담 내용을 유출하는 게 잘못된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중국 외교부가 박 원내대표의 발언을 부인하기 전까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회담 배석자들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채택해 발언 내용의 진위를 가리자고 주장했고,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 등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버티는 박 원내대표, 당혹스런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지금까지 사실이 아닌 것을 말해본 적이 없다며 합의를 하고 야당 대표를 길들이려고 해야지 민주당이 그렇게 허술한 당이 아니다고 말했다. 어떻게 외교부의 보고는 믿고 우리 측 인사들이 얘기한 것은 믿지 않는지 유감스럽다 벌떼처럼 달려들어서 쏘아 봐야 그렇게 죽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의 참석자들은 그의 발언에 대해 아무도 거들거나 코멘트하지 않았다. 오전 민주당 원내대변인 브리핑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어 오후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부인 발표가 나오자 민주당 내 분위기는 술렁였다. 박 원내대표는 짧은 발표문을 통해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거취 문제를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오가고 있다.

외통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이거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박 원내대표가 설마 정상급 회담의 대화를 함부로 옮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큰 일 났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명건 이유종 gun43@donga.com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