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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 붐? 쇼핑 혁명? 거품? (일)

Posted October. 18, 20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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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출범한 소셜커머스 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wemakeprice.com)는 이날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10만 장을 하루 동안 모두 팔아 1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3만7000원짜리 이용권을 1만4900원에 파는(60% 할인)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이날 매출은 국내 온라인 쇼핑 사상 단일 품목 거래 건수(10만 건)로는 최다 기록이었다. 위메이크프라이스가 출범 마케팅에만 10억 원을 쏟아 부은 영향도 있겠지만 급증하는 소셜커머스의 파워를 잘 보여준 사례였다.

국내에서 소셜커머스 형태의 상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올해 5월. 하지만 벌써 소셜커머스를 표방하며 출범한 업체가 5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유행을 타고 있다.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도 싸이월드의 2500만 회원과 네이트온의 3200만 회원을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 시장 진입 계획을 밝혔다. 인터파크도 15일 소셜커머스 쇼핑몰인 하프타임을 여는 등 대기업의 참여까지 더해져 소셜커머스 산업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일부에선 또 하나의 거품시장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싸게 사려고 주위에 입소문

소셜커머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다. 주로 특정일에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동구매 형식으로 정가의 절반 이하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사업이다. 일정 인원 이상이 모여야 할인 가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자발적으로 이 거래를 널리 알리게 된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판매 금액의 2050%를 수수료로 받고 할인서비스를 제공한 업체는 빠른 시간 안에 업체를 홍보하고 고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를 본다.

소셜커머스라는 용어는 2005년 야후가 처음 사용했지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미국 그루폰(groupon)이 성공하면서부터다. 2008년 11월 앤드루 메이슨 씨가 시카고에서 창업한 그루폰은 서비스 개시 2년여 만에 회원 1300만 명을 돌파했고 미국 76개 도시를 비롯해 영국 독일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21개 도시에 진출한 거대 기업이 됐다.

국내 소셜커머스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업모델 자체가 무척 단순해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업소를 알리고 싶어 하는 지역 서비스 사업자들에게서 거래 상품을 수주한 뒤 웹사이트에 올리고 회원들에게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알려 거래를 성사시키면 된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폐업한 업체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소셜미디어 결합 시너지 효과

소셜커머스에서 주로 거래되는 상품은 레스토랑, 카페, 헤어숍, 세러피 등 지역 밀착 서비스 상품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친구나 믿을 만한 지인의 추천이 중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과 입소문을 가장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가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 공동구매 모델에서 벗어나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넓은 의미의 상거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소셜커머스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 국내 외식산업 시장은 연간 매출 64조 원 규모다. 헤어숍이나 세러피 등의 서비스를 합치면 100조 원대의 소셜커머스 잠재 시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소셜 커머스 시장은 이러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을 얼마나 온라인으로 가져오느냐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커머스는 공동구매형뿐만 아니라 기존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소셜네트워크를 링크하거나 결합한 소셜링크형, 포스퀘어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오프라인 연동형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사용자가 5억 명이 넘는 페이스북을 아예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 페이스북 상거래를 의미하는 f-커머스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보급이 소셜커머스의 발전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진혁 연구위원은 스마트폰은 소비자가 항상 몸에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한 것이 위력적이라며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면서 소셜커머스도 위치기반 서비스나 증강현실 등과 결합해 활용 범위가 폭발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주성원 jaeyuna@donga.com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