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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주도 규제완화 효과

Posted April. 06, 20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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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이 해마다 실시하는 대한민국 경제행복지수 조사에서 제주도가 올해 전국 16개시도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재작년과 작년 조사에서는 15위로 최하위권이었던 제주가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경제행복지수란 개인이 경제적으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를 수치화한 것이다. 지역의 경제 상황도 당연히 반영된다. 이 연구원은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 제주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호황을 누린 덕분인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005년 이전에는 평균 460만 명 수준이었으나 작년에 589만 명으로 늘었다. 관광수입도 2007년 1조7200억원에서 2008년에는 2조3736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3월 제주지역 기업경기 조사에서도 매출이 늘었다.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지난해 말부터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들이 증가하고 있어 제주도 관광산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났다. 2006년 항공 규제 완화로 생긴 제주행 저가항공편이 제주도의 경쟁력을 높여줬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공항이 하나 더 생긴다면 금상첨화다.

제주도 관광객의 최대 애로사항은 날씨다. 갑자기 비가 오거나 태풍이라도 불면 실내에서 마땅히 할 게 없다. 세계적인 관광지에는 날씨가 나쁠 때도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많다. 2003년 카지노 시장을 개방한 마카오에는 한 해에 27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에 63만 명에 불과했다. 제주도에 8곳의 외국인 전용카지노가 있지만 외국인들은 규모가 작고 재미가 없다며 외면한다. 관광객이 적으니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제주도 저가항공편은 규제완화의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최근 막걸리 열풍도 판매구역 제한 규정을 없앤 덕분이다. 관광 의료분야에서도 규제를 풀면 얼마든지 외국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규제가 없어지면 보호막이 사라지고 기득권을 잃을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훌륭한 관광자원을 가진 제주도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규제완화가 요구된다. 그것은 제주도만의 일이 아니다.

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