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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합의

Posted December. 23, 200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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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싸고 대치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엉뚱한 합의 한 개를 도출해냈다. 한나라당 안상수,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보호 병력 파견을 위한 파병 동의안의 국회 심의 및 처리를 내년 2월로 미루기로 21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파병 동의안 상정, 처리 등을 위해 이날 개최될 예정이었던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도 내년 2월로 미뤄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2일 새해 예산안을 비롯한 여야 간 쟁점 현안이 많기 때문에 아프간 문제는 무조건 뒤로 미루고 보자는 양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당 원내대표 합의는 파병 동의안 처리 시기 외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고, 구두로 합의한 것이어서 실제 파병이 이뤄지는 데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당장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프간은 치안이 매우 불안정해 아프간 파병은 더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내년 1월 국회 공청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흘러도 파병을 당론으로 반대하는 민주당의 방침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2년 6개월로 되어 있는 파병 승인 기간을 다른 파병과 같이 1년으로 줄여야 한다(국방위 간사인 유승민 의원)는 등 수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내 국회 동의 절차를 마치고 늦어도 내년 7월까지 실제 병력 파견, PRT 용지 공사 착수를 꾀하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국방위 관계자는 설령 동의안이 내년 2월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장비 운송에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실제 병력 파견은 언제 이뤄질지 모르겠다며 국방부가 한 번에 승인받는 파병 기간을 2년 6개월로 정한 것도 정치권의 반대론을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조수진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