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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때문에 외국인 꺼리지 말았으면

Posted June. 03, 200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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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인플루엔자A(H1N1) 집단 감염으로 서울 서초구의 한 시설에 격리됐던 외국인 강사의 인터넷 블로그가 화제다. An English Teacher Under Quarantine in South Korea(underquarantine.tumblr.com)라는 제목의 블로그에는 지난달 23일 청담어학원 강사들이 처음 격리된 후부터 31일 격리 해제되기까지 시설 안에서 지낸 생활이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강사의 블로그에 따르면 시설에는 첫 확진 판정을 받았던 외국인 강사와 접촉했던 강사 60여 명이 격리됐다. 이들은 특별한 증세는 없었지만 매일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체온을 쟀다.

격리 초반에는 보건 당국이 흡연, 운동, 선탠 등을 금지하자 불만이 컸다. 한 동료 강사는 이 건물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감염자가 늘어나자 보건 당국의 통제는 더 심해졌다. 블로그 운영자는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지 말고 인터폰을 사용하라고 하는 등 각종 통제 속에서 무료한 생활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최대한 편의를 제공했고 강사들도 격리생활에 적응해 갔다. 돈은 한 푼도 쓸 필요가 없었다. 원하는 식사 메뉴를 고르면 시설 안으로 배달해 줬다. 시설 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었고 금지됐던 운동과 선탠도 나중에는 허용됐다. 블로그 운영자는 격리된 강사 대다수는 긍정적이고 쾌활하게 생활했지만 일부는 불만을 터뜨리거나 방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며 시설 내 분위기를 전했다.

블로그에는 격리생활 중 이들이 먹은 햄버거, 돈가스, 볶음밥 사진과 함께 매우 맛있었다는 평도 올라와 있다. 그는 맛있는 음식을 제공해 준 한국 납세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한 공포가 외국인 혐오증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외국인이 옮기는 병이라는 선입견을 버려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격리 마지막 날 올린 글에는 한국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무척 당황스러운 상황을 좋은 경험으로 만들어줬다는 인사를 남겼다.



남윤서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