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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방북은 정상회담 포석?

Posted February. 17, 2006 03:11,   

김정일 빨리 합시다=본보가 입수한 정 전 장관과 일본 기자들과의 15일 간담회 발언록에 따르면 정 전 장관은 2006년에는 남북정상회담이 아마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올해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는 데 합의했다. 김 위원장과의 합의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자 빨리 합시다. 좋습니다. 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전한 뒤 어디에서 열리느냐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이며 이제는 결단만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최근 사석에서 정 전 장관이 김 위원장을 면담했던 자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문제가 정식의제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장관도 YT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적당한 시기에, 자기들이 여러 가지 정세를 판단해 아마 회담에 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보면 연내에도 가능성이 꼭 없다고는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연내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일제히 보도하자 청와대와 정 전 장관 측은 정 전 장관이 2차 정상회담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고 김 위원장도 올해 이뤄지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남북 간에 정상회담 추진을 놓고 최고위급 차원에서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DJ 방북은 성동격서?=연내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4월 방북도 결국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일련의 마스터플랜에서 나온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DJ의 4월 방북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방선거 전에 DJ가 방북해 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뒤 지방선거 후 광복절에 맞춰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고 한 남북 관계 전문가는 전했다.

그러나 정부 내 다른 관계자는 남북 간에는 공식 비공식 채널이 많다. 굳이 DJ를 중간에 내세울 필요는 없다며 DJ 방북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DJ 방북을 돕는 모습을 보여 DJ 정부 시절 도청 테이프 사건으로 반목이 생긴 DJ와 현 여권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데 주안점이 맞춰져 있다. 그래야 호남지역의 냉담한 정서를 돌려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내 개최 유력=연내에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게 되고 대선 국면으로 치닫게 된다. 한나라당이 남북 관계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며 대대적으로 공세를 펼 게 분명하고 국민들도 의구심을 가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815 개최설이 나오고 있다. 광복절에 맞춰 정상회담을 연 뒤 남북 화해 국면을 내년 대선 때까지 이어가는 게 명분도 있고 실리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 화해를 통해 굵직한 합의를 순차적으로 터뜨려간다는 것.

회담 개최지는 당초 답방 약속과 달리 서울 이외의 지역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와 경의선 철도가 연결돼 있는 도라산역 등이 개최지로 거론된다.

정상회담 의제는 통일방안과 북한 핵 문제, 경제 지원,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계 등에서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하는 반대급부로 북한판 대규모 마셜플랜을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은 유력하게 나온다.

청와대 내 별도 팀 가동=한나라당은 DJ의 방북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속내에는 정상회담 성사가 깔려 있다. 북한으로서도 경제 지원을 받고 다음 정권도 진보 정권이 들어서야 유리하기 때문에 정상회담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은밀한 이야기는 이미 완벽하게 끝나 있을 것이다고 했다. 한나라당 내에선 이미 청와대 내 별도 팀이 가동되고 있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수구 이미지로 몰리는 것을 우려해서인지 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할 수도 없어 대응 방식을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상회담 추진 과정에서 뒷돈이 오가는 등의 거래가 우려되므로 시기나 조건, 의제 등을 국민에게 자세히 알리고 동의를 받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용관 하태원 yongari@donga.com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