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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고생 절반이 수업 못 따라간다니

Posted January. 11, 2005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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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2003년도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는 충격적이다. 학교수업을 무난히 받을 수 있는 보통 학력 이상의 학생이 중고교생 가운데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30년간 지속된 평준화정책이 우수인재를 키우는 수월성교육에 실패했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아울러 전체적인 학력을 높이는 데도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기초학력 미달학생 문제도 심각하다. 읽기 셈하기 등 최소한의 학력조차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초등생에서 전체의 5%, 중학생 11%, 고교생은 12%를 차지하고 있고 그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읽기와 쓰기, 계산처럼 기본적인 소양과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사회에 나오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의 비극이다.

정부가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학습부진 학생을 방치해 온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교육당국이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자료의 일부만 공개하는 것도 잘못이다. 학력저하 현상은 국가의 큰 기둥 하나가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는 중대 상황이므로 누구나 자세한 조사결과를 알아야 한다. 정부가 정보 독점을 고집해선 안 된다.

학습부진아의 상당수가 저소득층과 결손가정 등 외부적 환경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 또한 심각한 문제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공교육 체제에서 조기 탈락되는 것은 국가 책임이다. 학교와 교사들도 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청와대는 도덕성 문제로 사흘 만에 퇴진한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우리 교육은 수월성과 평등성 양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고 교육 붕괴의 원인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2년이 채 안 돼 4명의 교육부총리를 맞게 됐고, 그로 인한 혼선이 교육에 상당한 타격과 악영향을 줄 것이다. 정부는 정확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교육을 바로 일으켜 세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