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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예상 깬 아바타 대박

Posted January. 26, 2003 22:09,   

구름이 많이 낀 날이었다.

16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는 모임을 마련한 네오위즈 임직원들은 오늘도 6, 7명밖에 안 오면 어떡하지?라며 근심 어린 얼굴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러나 지금의 네오위즈는 과거의 네오위즈가 아니었다. 발표 시간이 임박하자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60여명이 구름떼 같이 몰려들었다.

박진환 사장은 기쁨에 들떠 떨리는 목소리로 경상도 사투리를 섞어가며 전문가들의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지,지난해 매출액은 사백십억원, 여, 영업이익은 구십, 구십 오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는.

헛것을 누가 사겠어?=지난해 4월 16일, 14분기(13월) 실적발표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는 6명에 불과했다. 1억2000여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박 사장은 세이클럽(www.sayclub.com)의 유료화 성공 자신감을 표시했다. 유료화 1년 만에 매출액 100억원을 돌파한 만큼, 아바타 사업이 네오위즈에 큰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림 따위를 누가 사겠어요? 그거 그냥 사람들이 호기심에서 한 번씩 돈 낸 결과로 나타난 일시적 현상 아닙니까? 글쎄요

그날 밤 박진환 사장은 퇴근하지 않았다. 빈 사무실에 앉아 서글픔을 곱씹었다.

아니야, 될 거야. 사람들이 돈을 내기 시작했어. 그게 중요한 거야.

박 사장은 벌떡 일어나 손에 잡히는 아무거나 집어 바닥에 내팽개쳤다. 전화기가 박살났다. 그는 소리쳤다.

된다고, 돼!

됐다=전문가들은 틀렸다. 문자 ID 대신 사용자를 상징하는 데 사용하는 캐릭터(아바타)는 세이클럽 회원 사이에서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캐릭터를 치장하는 데 쓰는 모자나 신발 자동차 등의 그림(아이템)이 하루 2000만3000만원어치씩 팔려나가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게임 서비스를 추가해 달라는 1900만 회원의 요구에 따라 게임 개발업체 엠큐브를 인수, 서비스하기 시작한 세이게임(www.saygame.com)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으며 올해 34분기에는 세이클럽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시작이다=네오위즈의 저력은 회의에 있다. 직원 190명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팀 단위로, 동료 단위로 회의를 연다. 크고 작은 회의가 줄잡아 하루 100여건이 열린다.

회의에서 나온 수 백건의 아이디어는 사내 전산망의 아이디어뱅크에 주제별 팀별로 나뉘어 저장되고 숙성된다.

캐릭터와 게임, 확실한 수익모델 두 개를 확보하면서 이제 안정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주위의 시선에 대해 네오위즈 직원들은 단호하게 대답한다.

아이디어뱅크에 저장된 모델 수 천 개 중 이제 두 개를 꺼내 썼습니다.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