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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어 경기부양...약효 미지수

Posted August. 07, 2001 10:20,   

연말까지 풀기로 한 10조원의 돈은 대부분이 건설사업에 집중 투입된다. 고용을 늘리고 내수를 살려보자는 뜻이다. 문제는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는 수단으로 내수를 진작하는 데 초점이 모아져 있어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어려운 원인 가운데 절반 가량이 수출부진에 있는데 내수만 부추겨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돈 풀어 건설경기 살리는 데 초점10조원은 추가경정예산과 불용 이월예산을 모아 만들어진 돈이다. 정부는 추경예산안을 6월 임시국회에 낼 때만 해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알아서 용처()를 정하는 것으로 중앙정부가 간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엔 시설투자에 먼저 쓰겠다고 용도를 바꿨다. 3조6000억원의 지방교부금 중 1조6000억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상당 부분을 초중등학교 교실 증축이나 신설에 돌리겠다는 것이다. 지방자체단체나 교육재정이 떠 안고 있는 빚을 갚는 데 우선 사용하려던 방침이 경기진작을 위한 건축투자로 바뀐 셈이다. 2조원의 지방재정교부금도 대부분 건설사업에 우선 쓰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예산을 따놓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 해에 쓰지 못하던 돈도 경기진작에 투입된다. 김영과() 재경부 종합정책과장은 지난해의 경우 예산을 따놓고도 각 부처가 쓰지 않고 올해로 넘어왔던 불용이월액이 8조2000억원이나 된다며 올해는 이 규모를 작년의 절반인 4조1000억원이라고 간주해 투자사업에 쓸 돈을 빨리 집행하도록 독려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기업에 내년도에 투자하기로 예정된 9000억원도 올해 안에 일찍 앞당겨 집행해 건설경기를 부추겨보겠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수출기업의 애로를 덜어주고 관련예산을 늘리는 등 정부차원의 지원책을 대폭 보완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종합상사 항공 해운 건설 등 4개 업종에 한정된 부채비율 200% 제외대상을 더 늘려주기로 한 것이라든가 6개월 미만 만기 외상수출에 국한된 신용한도 제외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재계의 요구를 상당부분 들어줬다는 평가다.

재정정책 경기부양 효과 있을까정부의 이번 대책은 새로 추경을 짜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올해 안에 쓸 수 있는 돈을 모두 당겨쓰자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대책들은 사실상 지난달 24일 열린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확정된 내용들을 나열한 수준. 전문가들은 내수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이번 대책이 약효를 발휘하려면 구조조정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기진작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경부는 8월 말경 발표되는 각종 국내외 지표들을 봐가면서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는 7월 산업생산활동이나 물가 고용 동향과 미국 일본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뒤 추가대책을 내놓을지 여부를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획예산처는 2차추경에 쓸 돈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어서 추가대책이 담을 내용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