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국 주요 도시 100여 곳에서 4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다음주로 미루면서 국정에 슬그머니 복귀하는 모습이 민심을 자극해 얼마나 많은 국민이 시위에 참여할지 예상하기 어렵다.
야권의 책임도 무겁다. 야 3당은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거대한 촛불 민심을 정치적 해법으로 풀어내는 책무를 저버렸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돌출적으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문재인 전 대표와 진보좌파 시민단체의 비난에 돌연 취소한 뒤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국본)’를 차렸다. 18일 발대식을 가진 국본은 오늘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회복 규탄대회’를 열어 장외투쟁을 독려할 예정이어서 정치적 해법과는 먼 길을 가고 있다.
추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을 겨냥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를 시켜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고 말했다. 계엄을 선포하라고 요구하는 일부 보수단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과반의석을 가져 국회에서 계엄 해제를 의결할 권한을 가진 야당이 계엄 운운하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다.
지금까지 3차에 걸친 주말 촛불집회에 유연하게 대응했던 경찰이 오늘은 청와대로 진출할 수 있는 행진로 일부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총동원령을 내린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열기로 해 ‘군중 충돌’까지 우려된다. 12일 일부 참가자들이 청와대 앞을 가로막은 폴리스라인을 무너뜨리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군중이 청와대로 몰려가는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된다. 오늘 집회가 안전사고나 충돌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되도록 다시 한번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