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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경제블록 TPP 놓친 한국, 후유증 어떻게 할 건가

대중국 경제블록 TPP 놓친 한국, 후유증 어떻게 할 건가

Posted October. 05, 2015 07:22,   

미국 애틀랜타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시작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 창립 회원국 장관회의가 타결을 앞두고 있다. 막판 3대 쟁점인 자동차부품 원산지 문제, 낙농품 시장개방, 의약품 특허보호기간을 둘러싼 진통으로 회의 기간을 두 차례 연장했지만 마감 시한인 오늘 TPP 협상 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설령 이번 회의에서 최종 타결에 실패해도 협상이 물 건너가는 것은 아니어서 TPP 출범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TPP는 세계 1위와 3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태평양권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메가 FTA라고도 불린다. 중국의 급격한 경제적 부상()에 맞서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 무역질서 출범과 대()중국 경제블록 성격도 강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2월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21세기 세계 무역질서를 써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TPP가 글로벌 무역질서의 변화를 겨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은 2013년 11월 TPP에 대한 관심 표명을 했지만 아직 그 다음 단계인 공식 참여선언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TPP에 참여한 12개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이 이미 우리와 FTA를 맺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고 협상이 타결되면 그때 참여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이 약하다. 일본은 참여한 상태에서 한국이 불참해 새로운 무역질서에서 외톨이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

TPP 창립 회원국이 아닌 한국이 뒤늦게 참여하려면 먼저 12개 기존 회원국과 예비 양자협의에 이어 공식 양자협의를 통해 참여조건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모든 국가로부터 참여를 승인 받아야 한다. 기존 회원국들이 한국의 참여 조건으로 쌀 개방 등 민감한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높고 한일간의 개별 협상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제프리 숏 미국 피터슨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 정부가 TPP 가입을 미뤄온 것은 전략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TPP 실기()는 경제 측면 외에 외교안보 측면에서 치러야 할 비용도 크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올해 4월 TPP는 또 다른 항공모함처럼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동맹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논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박근혜 정부가 미국 주도의 TPP 참여에는 미적거리면서 중국에 기울어진 듯한 정책으로 일관한 것은 그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