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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하늘 찌르는 ‘슈퍼 마천루’ 경쟁

입력 | 2019-04-29 03:00:00

좁은 땅에 막대기처럼 짓는… ‘슬렌더 마천루’ 속속 완공
파크애비뉴, 두달새 2계단 하락… 엠파이어스테이트, 6위로 밀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슈퍼 마천루’의 높이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맨해튼 부동산 경기는 최근 하락세지만 경기 회복기에 건설이 시작된 초고층 건물들이 속속 완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땅값이 비싼 맨해튼에서 주변 저층 건물의 ‘공중권(air right)’을 매입해 좁은 땅에 그만큼 건물을 높이 올리는 ‘슬렌더 마천루’가 유행하면서 맨해튼에 ‘이쑤시개’나 막대기처럼 가늘고 긴 ‘슈퍼 마천루’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뉴욕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2014년 완공된 ‘원월드트레이드센터’(541.3m)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은 2015년 완공된 ‘울트라 럭셔리(초호화)’ 주택인 ‘432 파크애비뉴’(425.8m)였다. 432 파크애비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거주용 빌딩’으로 유명해졌다. 화장실 3.5개가 딸린 방 3개짜리 367m² 아파트가 4100만 달러(약 475억 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432 파크애비뉴는 최근 두 달 새 순위가 두 계단이나 내려갔다. 지난달 센트럴파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57번가 ‘억만장자의 거리’에 건설 중인 ‘센트럴파크타워’(완공 시 472.4m)가 432 파크애비뉴를 높이에서 앞질렀다고 미국 매체 ‘인사이더’가 27일(현지 시간) 전했다. 432 파크애비뉴는 이달 24일 현재 억만장자의 거리에 건설 중인 또 다른 울트라 럭셔리 고층 빌딩인 ‘111 웨스트 57번가’(435.2m)에 밀려 순위가 다시 4위로 내려앉았다.

뉴욕의 ‘리틀 두바이’로 불리는 맨해튼 서부 재개발지역인 허드슨야드에 3월 완공된 ‘30 허드슨야드’(386.5m)는 뉴욕 마천루의 대명사로 불리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381m)을 밀어내고 5위에 올랐다. 신흥 ‘슈퍼 마천루’의 기세에 눌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함께 1930년대에 지어진 크라이슬러빌딩(318.8m)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하지만 이 순위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맨해튼 42번가에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원밴더빌트’(427m)는 4위를 예약해 놨다. 같은 해 로어맨해튼의 ‘45브로드스트리트’가 완공되면 아홉 번째 높은 빌딩이 된다고 인사이더는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