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란불일 때 진입했는데 왜 나만 잡는 거예요.”
7일 오전 8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 삼거리 교차로.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던 60대 남성이 단속하던 경찰관의 손짓에 차를 도로변으로 옮겨 멈춰세운 뒤 “내 앞에 있던 차량과 뒤 따르던 차량도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항의했다. 이 운전자는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기 전이긴 했지만 이미 다른 방향 도로의 통행을 막을 정도로 정체된 상태에서 교차로에 진입해 ‘꼬리물기’로 단속됐다. 연신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경찰은 운전자에게 범칙금 4만 원이 적힌 고지서를 부과했다.
● 서울 전역서 1분에 6대 꼴로 단속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연세대 앞 교차로와 서울 송파구 신천나들목 일대, 서울 서초구 양재나들목 일대 등 주요 교차로와 전용도로 진·출입로 45곳에서 출근길 꼬리물기와 끼어들기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날 연세대 앞 교차로에서는 꼬리물기로 좌회전한 승용차 탓에 다른 방향 차로가 막히면서 버스와 택시가 뒤엉키는 혼잡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양재나들목을 빠져나가는 도로에선 끼어드는 차량과 끼워주지 않으려는 차량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도 목격됐다.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은 경광봉을 들고 도로 중앙에서 끊임없이 손짓하며 법규 위반 차량을 이동시켰다.
단속된 운전자들은 대부분 “앞차를 따라가다가 신호를 못봤다”며 수긍했지만, 일부는 “어쩔 수 없는데 너무하다”며 “신호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양재IC에서 서울 방면으로 나가기 위해 좌회전 차선으로 끼어들다가 단속된 한 고속버스 운전기사는 “과천에서부터 오는 직진 차량이 너무 많아서 좌회전을 하려면 끼어들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걸 단속하는 것이 맞느냐”며 “끼어들기를 못하면 하루종일 도로에 서 있어야 한다. 요즘엔 기름값도 비싼데 하루에 17만 원 벌어서 딱지 떼면 나한테 떨어지는 돈도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불과 1시간가량 이어진 단속에선 끼어들기 231건, 꼬리물기 91건 등 총 358건이 적발됐다. 1분에 6대 꼴로 교통법규를 위반한 것. 이 가운데 범칙금 등 현장 단속 조치가 된 위반 차량은 243건이었고, 계도 조치로 주의를 받은 것이 115건이었다.
● “끼어들기, 꼬리물기로 2차 사고 위험”
이날 단속은 서울경찰청의 ‘서울교통 리디자인(재설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3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5개월간 꼬리물기, 끼어들기로 경찰에 단속된 차량은 총 2만38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953건이 단속된 것에 비해 139.4%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꼬리물기나 끼어들기가 특히 교통 흐름을 막고 또 다른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꼬리물기와 끼어들기를 포함한 교차로 위반 사고는 1만246건 발생했고 이로 인해 31명의 사망자와 1만506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2차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진영 gorea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