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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원짜리 K팝 티켓, 500만원에 되팔아” 매크로 대량 예매… 71억 챙긴 일당 검거

“20만원짜리 K팝 티켓, 500만원에 되팔아” 매크로 대량 예매… 71억 챙긴 일당 검거

Posted March. 12, 2026 09:46,   

Updated March. 12, 2026 09:46


경찰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K팝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예매한 뒤 최대 25배의 가격에 되팔아 71억 원의 범죄 수익을 거둔 ‘암표 카르텔’을 검거했다. 경찰이 확인한 범죄 대상이 된 공연은 190여 개, 판매한 티켓은 3만300여 장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11일 업무방해와 공연법 위반 등 혐의로 암표 일당 16명을 검거하고 이 중 판매총책인 남성(28)과 개발총책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암표 판매 업무를 총괄하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티켓을 예매하는 업무를 분담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해왔다.

이들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주요 사이트의 예매 페이지가 열리기도 전에 미리 좌석 선택 단계까지 진입하는 ‘결제 대기’와 취소 표를 가로채는 ‘홀딩아옮(아이디 옮기기)’ 프로그램을 개발해 예매에 사용했다. 예매처의 보안 정책을 무력화해 불법적으로 인기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선점한 것인데, 한 사람이 126장의 티켓을 확보한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확보한 티켓은 평균 3, 4배의 이득을 취해 개인이나 외국 암표상들에게 재판매됐다. 지난해 3월 고양종합운동장 지드래곤(GD) 월드투어 콘서트의 경우 정가 22만 원 티켓이 최대 270만 원에 판매됐고,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는 VIP 티켓이 400만 원에 거래됐다. 20만 원짜리 티켓을 500만 원에 팔기도 했다.

이들은 공연장 현장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피하기 위해 ‘정부24’ 모바일 신분증을 변조하는 시스템도 자체적으로 구축했다. 또 1309명이 참여한 채팅방에서 이러한 매크로 프로그램과 티켓 예매처의 보안 정책 무력화 방법, 경찰 단속 상황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수사 결과 검거된 총책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생성형 AI인 챗GPT에 혐의를 토대로 구속 가능성을 물어보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연 매출 6억 원 규모의 암표 범죄로 인해 출입국 정지에 체포영장까지 발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상황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자수하면 불구속될 가능성이 크냐”고 물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거래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콘서트 현장에서 하위 판매책을 먼저 검거한 뒤 윗선을 차례대로 검거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또 다른 개발총책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추적하는 한편 해외 암표 거래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