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5일(현지 시간) 쿠웨이트 해상에 정박 중이던 미국 유조선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당초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뒤 이 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을 벌이던 이란이 페르시아만(아랍에선 아라비아만) 북부로까지 공격 범위를 넓힌 것이다.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르는 원유 인프라와 물류망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서 유가 상승 압박이 높아질 거라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6일 서울 휘발유 값이 L당 1900원을 넘겨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일 오전 1시 20분경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알카비르 항구에서 남동쪽으로 약 56km 떨어진 곳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 ‘소난골 나미베’ 좌현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났다. 이 유조선은 스웨덴 기업 스테나벌크 소유로 미국 해운사가 운용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유 유출이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해당 유조선이 공격당한 해역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800km가량 떨어진 페르시아만 북부다. 이란의 공격 범위가 페르시아만 전체로 확대되면서 유조선들이 대피할 공간도 거의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조선 공격 여파로 글로벌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국제유가는 급등세다. 5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8.5%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4년 7월 18일 이후 1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85.41달러로 4.93% 올랐다.
국내 기름 값도 오르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925.47원으로 전날보다 36.40원 올랐다. 서울 휘발유 값이 1900원을 넘긴 건 2022년 8월 8일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가격은 전날보다 50.41원 오른 1945.62원으로 휘발유를 앞질렀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1866.07원)은 전날보다 31.79원 올랐다.
정부는 유가 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중동 사태로 급등한 휘발유, 경유 가격에 대해 “기름값 바가지처럼 공동체의 어려움을 이용해 부당한 폭리를 취하는 반(反)사회적 악행에 아주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개별 주유소의 폭리 행위에 대한 현장 단속에 돌입한 가운데, 청와대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총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기욱 71woo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