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도 징역 1년 2개월에 처해졌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22년 1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의원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8일 “(금품을 받은 뒤) 윤 전 본부장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연결시켜 주는 등 통일교의 영향력 확대를 도왔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15년간 검사로, 16년간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법률전문가로서 죄와 증거가 명확함에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확보한 증거물을 고려했을 때 “2022년 1월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식당에서 권 의원을 만나 1억 원을 건넸다”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에 ‘2022년 1월 5일 권성동 의원 점심, 큰 거 1장 support(지원)’라고 적혔고,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을 만난 당일 “오늘 드린 건 작지만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주시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이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권 의원과 윤 전 본부장 부인이 만난 당일 오전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이 현금 1억 원을 상자에 담아 포장한 사진을 찍었던 점도 재판부의 고려 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의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김건희 여사에게 2022년 4∼7월 샤넬 가방 2개와 6000만 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293만 원어치 금품을 건넨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모두 인정됐다. 다만 재판부는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지시와 승인에 따른 것이라는 윤 전 본부장 주장에 대해 “윤 전 본부장이 능동적으로 범행 전반을 장악했다”며 “사전에 금품 전달을 계획했고 한 총재의 승인을 받는 식으로 직접 실행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상세한 지시에 따라 금품을 전달한 ‘전달책’이 아니라 금품 로비의 주범이라고 판단한 것.
다만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을 비롯한 통일교 관계자들이 권 의원으로부터 “경찰이 한 총재 등의 불법 도박 의혹과 관련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관련 증거자료를 없앴다는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