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판용〉우리 국민이 쓴 연간 의료비가 2024년213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의료비도 연 400만 원을 넘어섰다.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2042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현재의 약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선 무분별한 의료 이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보건복지부 국민보건계정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경상의료비 잠정치는 213조10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경상의료비는 전체 국민이 1년간 지출한 의료비 총액을 뜻한다. 병원 등에서 쓴 진료비와 건강보험, 산재보험, 민간보험 가입 보험료 등을 포함한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8.4%로 집계됐다. 고령화와 의료 접근성 향상으로 이 비율은 2004년(4.4%) 이후 2022년 8.8%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다만 2020∼2022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의료 지출이 급증한 시기였다. 팬데믹이 끝난 2023년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8.5%로 줄었고, 지난해엔 의정갈등 여파로 의료 이용이 감소하면서 2년 의료비 비율이 낮아졌다.
다만 최근 의료비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GDP 대비 의료비 비율은 조만간 1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4∼2023년 국민 1인당 의료비 증가율은 연평균 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2%보다 약 1.5배 높았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GDP 대비 의료비 비중은 2042년 15.9%로 OECD 평균 12.2%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정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충분한 건강보험지출 효율화 노력이 없다면 보험료 인상 또는 증세에 대해 국민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를 피할 수 없다면 건강보험료 인상과 조세 지원 등 재원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령화에 따라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확정적”이라며 “건강보험의 미래 재원확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호 number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