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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오사카 행정통합 실패의 교훈

Posted January. 05, 2026 10:42,   

Updated January. 05, 2026 10:43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부가 지난해 10월 출범한 뒤 일본의 지역 균형 발전의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오사카의 ‘부(副)수도’ 지정을 강하게 요구하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동의하며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오사카가 부수도로 지정되면 도쿄에서 대형 재해가 발생했을 때 수도의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자연스레 중앙 기관 및 기능의 일부 이관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사람과 자원이 도쿄에만 집중되는 ‘1극’ 현상의 폐해가 완화돼 지역 균형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광역단체들의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인구 및 경제 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행정통합 상황을 다시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오사카를 도쿄에 필적하는 대도시로 키우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현재의 오사카시(市)를 폐지하고 도쿄도처럼 여러 특별구로 행정구역을 재편해 주민 밀착 행정을 펼치자는 취지였다. 또한 오사카시가 기존에 갖고 있던 광역 행정은 오사카부(府)로 넘기고 ‘오사카도(都)’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이를 위해 2015년, 2020년 두 번의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반대 비율이 각각 50.4%, 50.6%로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사실상 행정구역이 승격되는 것에 오사카 주민들은 왜 반대 목소리를 냈을까. 교토산업대학은 ‘오사카도’ 구상이 부결된 뒤 그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 행정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었다.

‘오사카도’ 구상은 지역정당인 일본유신회가 적극 추진했다. 오사카의 대도시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오사카시 외곽의 오사카부를 오사카도로 격상해 권한과 재원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주민투표 단계에 들어가자 ‘오사카시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부각됐다. 통합의 미래상을 논의하기보다는 기존 오사카시가 갖고 있던 역사와 정체성을 버리느냐, 유지하느냐가 쟁점이 됐다.

또한 통합으로 인해 총 24개 행정구 가운데 20개는 이름을 잃고, 4개 구로 통합하게 됐는데, 다른 구로 흡수 통합되는 구민들의 통합 반대 비율이 높았다. 지역명이나 특정 행정구 소속에 애착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합으로 인한 이익을 구체적인 숫자 등으로 보여주며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통합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해질수록 통합안을 이끄는 일본유신회 출신 현직 오사카시 시장에 대한 사실상의 재신임 투표로 주민투표의 성격이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주오대학 사회과학연구소는 분석했다. 결국 행정통합 정책의 적절성과 기대 성과를 따지기보다는 정치적 진영 대결 형식으로 변질됐단 것이다.

이제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도’가 아닌 ‘부수도’를 앞세워 세 번째로 오사카의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자민당과 함께 관련 법안을 의원입법으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후쿠오카시, 나고야시 등이 “부수도가 지정된다면 왜 꼭 오사카여야 하냐”면서 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결국 부수도 구상은 주민 동의는 물론 다른 지역과의 안배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

최근 한국에선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 부산과 경남 등이 각각 7월까지 행정통합을 목표로 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지역에선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처럼 우리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행정통합의 속도를 강조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에 나선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인 오사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