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권한을 행사하고, 온갖 명예와 혜택은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니냐”며 “일하기 싫고 돈과 명예를 누리고 싶으면 (공직을) 나가서 일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앞선 업무보고에서 질책을 받은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잇달아 공개 반박에 나서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행정 영역에서의 허위 보고나 동문서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가끔씩 정치에 물이 너무 많이 들었는지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관세청이 공항공사에 위탁하는 양해각서(MOU)에 따라 외환 밀반출 단속 주체가 공항공사 소관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단속 주체가 관세청이라는 이 사장의 답변을 ‘허위 보고’로 규정한 것.
이 대통령은 “행정은 상명하복의 지휘 체계”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상사는 부하의 보고를 믿을 수밖에 없는데, 악의를 가지고 허위 보고를 하거나 무능을 감추기 위해 왜곡 보고를 하는 것은 가장 나쁜 행위”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 당시 추진했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해 “변수가 많아서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개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걸 가지고 수천억 원 투입할 생각이었냐”고 한국석유공사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관련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지적을 두고는 “우리가 원천기술을 가져와 개량해 썼고, 원천기술을 개발한 지 25년이 지났으면 (지재권 시효가) 끝난 것 아니냐”며 “어떻게 20∼25년이 지났는데 계속 자기 것이라고 한국 기업에 횡포를 부리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