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브라이언트와 제임스처럼 LA 레이커스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슬로베니아 특급’ 루카 돈치치(26)는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코비 브라이언트(1978∼2020)는 20시즌 동안 레이커스에서만 뛰면서 다섯 차례 파이널 우승을 이뤄낸 레전드다. NBA 역대 최다인 23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킹’ 르브론 제임스(41·LA 레이커스)는 2019∼2020시즌에 레이커스를 NBA 정상에 올려놓았다.
돈치치가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낸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좋은 몸 상태로 2025∼2026시즌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돈치치는 팀의 속공을 주도하는 가드이면서도 한때 몸무게가 120kg이 넘어 ‘자기 관리를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완전히 달라졌다. 비시즌에 독하게 체중을 줄인 돈치치는 시즌 초반부터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돈치치는 27일 현재 경기당 평균 32.5점으로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슛 감각이 뜨거운 그는 역대 최소인 개막 후 12경기 만에 400득점, 100도움을 넘어섰다. 돈치치는 26일 열린 LA 클리퍼스와의 ‘로스앤젤레스(LA) 더비’에선 3점슛 7개를 포함해서 43점(13도움 9리바운드)을 몰아치며 레이커스의 135-118 승리를 이끌었다. 레이커스는 돈치치의 활약에 힘입어 서부 콘퍼런스 2위(13승 4패)에 자리해 있다.
2018∼2019시즌 댈러스에서 신인왕에 오른 돈치치는 ‘올 NBA 퍼스트 팀’(베스트5)에 다섯 차례 선정된 특급 가드지만 아직 우승 반지를 끼지 못했다. 댈러스에선 2023∼2024시즌 팀을 파이널까지 이끌었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댈러스의 간판스타였던 돈치치는 올해 2월 레이커스로 트레이드되는 아픔을 겪었다. 댈러스가 돈치치를 떠나보낸 주된 이유는 체중 관리 실패와 잦은 부상이었다. 당시 돈치치는 트레이드 소식을 듣고 울면서 휴대전화를 집어던졌다고 한다.
2024∼2025시즌 도중 레이커스에 합류해 적응기를 보낸 돈치치는 시즌이 끝난 뒤 전담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영양사로 구성된 ‘팀 루카’를 꾸려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간헐적 단식과 고단백 저당 식사를 병행했고, 근력과 민첩성을 키우는 훈련을 하루 두 차례 진행했다. 댈러스에서 뛰던 올해 초 몸무게가 122kg이었던 돈치치는 14kg 감량에 성공했다.
스피드와 민첩성이 눈에 띄게 향상된 돈치치는 저돌적 돌파와 고감도 3점슛(경기당 3.7개 성공·5위)을 바탕으로 레이커스를 이끌고 있다. 자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능력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몸 관리를 위해 매년 20억 원 넘게 투자하는 팀 동료 제임스는 “이제는 내가 돈치치의 (운동) 루틴을 따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돈치치와 작별한 댈러스는 이날 현재 5승 14패로 서부 콘퍼런스 15개 팀 중 14위에 머물러 있다. 돈치치의 트레이드를 주도했던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53)은 12일 성적 부진 여파로 경질됐다.
조영우 jero@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