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에서 앞서 체결한 미일 무역합의에 대해 “매우 공정한 합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군사력을 상당한 규모로 증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일본으로부터) 매우 큰 규모의 신규 군사장비 주문을 수주했다”고 덧붙였다. 미일 무역합의 이행의 중요성과 함께 일본의 적극적인 방위비 증액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는 이날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무역(미일 간 교역)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우리는 거대한 교역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미국과 일본)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며 미일 관계는 어느 때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화답했다. 그는 미일 동맹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동맹이 될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함께 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의 안보 및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 정상은 이날 ‘미일 동맹의 새 황금시대(New Golden Age)를 위한 합의 이행’이란 문서에 합의하며 대미 투자 이행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두 정상은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해당 문서에 남겼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 때인 올 7월 체결된 무역 합의를 다카이치 총리가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5500억 달러(약 79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 자동차, 쌀 시장 개방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에 관한 협력 양해각서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을 마친 뒤 미 대통령 전용헬기 ‘머린 원’을 타고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군기지를 방문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에 승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 재계 관계자들과 만찬을 갖고 대미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미일 정상이 무역 합의 이행에 적극 나설 모양새를 취하고, 두 나라 간 안보 및 경제 협력 강화 움직임도 더욱 강해지면서, 아직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의 부담이 커졌단 평가가 나온다.
황인찬 hic@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