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생이 처음 유도를 하겠다고 했을 땐 솔직히 말리고 싶었어요, 하지만 성적도 잘 나오고 본인이 즐겁다고 하니 이제는 응원하려고요.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면 더 행복하잖아요.”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79kg 초과급)의 ‘차세대 스타’ 이현지(18·제주 남녕고)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현지와 남동생 이진혁(16·제주 남녕고)이 속한 제주는 이날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 유도 고등부 단체전 결승에서 서울을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주사위를 굴려 출전 체급을 정했다. 이때 남자 최중량급(100kg 초과급)이 뽑히면서 이진혁은 본경기에서 패했던 차봄(18)과 다시 마주 섰다. 마음을 다잡고 집중력을 끌어올린 이진혁은 되치기 한판승으로 설욕에 성공했다. 이틀 전 남자 무제한급에서 우승한 이진혁은 2관왕에 올랐다. 전날 여자 고등부 개인전 무제한급과 개인전 최중량급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이현지는 이날 단체전까지 3관왕을 달성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누나를 따라 유도를 시작한 이진혁은 이제 이현지의 훈련 파트너이자 성장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이현지는 “동생의 장점도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진혁의 목표는 대학 진학 후 실업팀에 입단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이현지의 꿈은 더 크다. 이현지는 “내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1등을 하고 싶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이고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남자 높이뛰기의 간판 우상혁(29)은 같은 날 열린 육상 남자 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20을 넘어 고교 시절을 포함해 대회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김영범(19)은 수영 경영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7초39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황선우(22)가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작성한 47초56을 넘어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