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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트닉-베선트 동시접촉… 대미 투자펀드 협상 속도

러트닉-베선트 동시접촉… 대미 투자펀드 협상 속도

Posted October. 18, 2025 09:07,   

Updated October. 18, 2025 09:07


한국과 미국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위한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대미(對美) 투자펀드 조성 방식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는 외환시장 상황 등에 따라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내에서 투자 금액을 조정할 수 있는 대안을 미국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났다. 김 실장은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워싱턴에서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펀드를 선불(up front)로 투자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구 부총리는 16일 “실무 장관(베선트 장관)은 (전액 선불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얼마나 대통령을 설득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는 부분은 진짜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3500억 달러 투자 규모와 관련해선 “다양한 형태의 다른 대안이 있다면, 그게 미국에 수용된다면 우리는 변화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길은 열어놓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대미 투자펀드 규모는 3500억 달러로 확정하되 원화와 달러를 섞어 분할 투자되는 실제 자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는 방안을 미국에 제시해 논의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대 3500억 달러가 투자될 수 있는 금융 구조를 조성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 등은 16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과 만나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쏟고 있는 만큼 백악관이 직접 마스가 프로젝트의 컨트롤타워를 맡게 된 것. 이에 따라 관세합의가 타결되면 행정명령 등을 통해 미국 상선·군함의 한국 건조를 막는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하자는 구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관세합의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미는 다음 주까지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초 18일 워싱턴에서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던 김 실장 등의 귀국 시점도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