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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러 아닌 우크라가 전쟁서 승리중”

유발 하라리 “러 아닌 우크라가 전쟁서 승리중”

Posted September. 29, 2025 07:37,   

Updated September. 29, 2025 07:37


이스라엘 역사학자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사진)가 “러시아의 선전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쪽은 우크라이나”라고 밝혔다. 독립국가·민족 파괴라는 전쟁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는 게 그 이유다.

27일(현지 시간) 하라리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는 이유’란 글에서 “러시아 지도부와 전 세계의 많은 관측자들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단숨에 함락하고 며칠 만에 우크라이나군을 격파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열세였던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키이우 공세를 격퇴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20만∼30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대가로 러시아가 점령한 것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0.6%에 남짓한 좁은 완충지대에 불과하다”며 “이런 속도라면 이론적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을 장악하는 데 100년이 걸리고, 수천만 명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흑해에서 러시아 군함을 침몰시키며 해상전에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공중전에서도 러시아의 방공망 장악을 3년 8개월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오히려 갈수록 러시아 정유시설, 공항 등이 우크라이나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 특히 러시아가 지난해 1만 명 이상의 북한군을 파병받은 반면, 우크라이나는 외국군 파병 없이도 현재와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하라리는 전쟁의 향방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이미 결정적”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목표인 우크라이나 파괴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건 이미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