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분을 감출 수가 없어요.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합니다.”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멕시코 출신의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61·사진)은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들고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았다.
델 토로 감독은 ‘셰이프 오브 워터’(2018년)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에 앞서 ‘헬보이’(2004년) ‘판의 미로’(2006년) 등을 연출하며 ‘크리처(괴생명체)물 장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극악무도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과거 수차례 영화화된 이 작품을 다시 꺼내든 이유에 대해 델 토로 감독은 “같은 노래라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 영화는 아마도 제 전기(傳記)일지 모른다”고 했다.
“저의 ‘프랑켄슈타인’은 원작 소설에 제 자전적 이야기를 녹인 작품입니다. 만들어지고, 내버려졌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봤을 때 마치 저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에선 아들(괴물)과 아버지(프랑켄슈타인)의 관계와 그들 사이의 고통을 다룹니다. 젊은 시절 저는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나이가 들고 자식이 생기고 나서야 아버지란 존재를 알게 됐어요.”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델 토로 감독은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을 언급하며 “다른 나라의 어떤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영화들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영화를 볼 때마다 에너지와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부산=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