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인도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선 고전했던 백규정(30)이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윤이나(22)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윤이나는 지난해 KLPGA투어에서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미국 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올 시즌 13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했고, 컷 탈락도 6번 당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듬해 LPGA투어에서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한 백규정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4년 KLPGA투어 3승과 함께 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백규정은 2015년부터 두 시즌 동안 부진을 거듭한 끝에 2016년 하반기에 국내로 돌아왔다.
백규정은 2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너는 당연히 잘해야 한다’는 말에 부담이 컸다. 생각보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화가 나기보다는 많이 당황했다”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LPGA투어는 4라운드 중 하루만 부진해도 톱10에 들기가 쉽지 않다. 윤이나에게는 이런 환경과 압박감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 역시 윤이나가 넘어야 할 과제다. LPGA투어는 미국 동부와 서부를 넘나들고 유럽과 동남아에서도 대회를 연다. 백규정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잔디와 코스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다. 미국은 코스 세팅 자체가 한국보다 훨씬 어렵다”고 했다. 특히 그린 주변의 난이도 차이가 상당하다. 백규정은 “미국은 그린 주변에 언덕이 많고, 말도 안 되게 높은 벙커도 있다”며 “미국에서는 그린 적중률이 떨어지면 더블 보기, 트리플 보기가 쉽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이나는 지난해 KLPGA투어에서 78.4%의 그린적중률을 보였지만, 올 시즌 미국에선 69%에 그치고 있다. 평균 퍼팅 역시 지난해 29.9개에서 올해 미국 무대에선 30.1개로 늘었다.
윤이나는 26일부터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LPGA투어 다우 챔피언십에서 박성현(32)과 팀을 이뤄 반등을 노린다. 이 대회는 1, 3라운드는 포섬(두 명의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이고 2, 4라운드는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한 뒤 더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디펜딩 챔피언 지노 티띠꾼(태국)-인뤄닝(중국) 조 등 140명이 참가한다.
김정훈기자 hu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