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이 북미에서 일본 닛산에 전기차 100만 대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SK온은 닛산과 2028∼2033년 총 6년간 99.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는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으로, 액수로는 15조∼20조 원에 달하는 규모다.
SK온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이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으로 구성된 이른바 삼원계(NCM) 배터리로 니켈 함량이 80% 이상일 때 하이니켈이라고 부른다. 니켈 비중이 클수록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중국 업체들이 특화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대비된다. LFP는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고 가격이 싸다.
SK온 배터리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돼 공급된다. 닛산이 북미 시장을 겨냥해 미시시피주 캔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될 예정이다. SK온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중시되는 미국 시장에서 하이니켈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라며 “이번 성과는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첫 파트너십 및 북미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닛산은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 제조사로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해 향후 3년간 신차 30종을 출시하고 이 중 16종을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의 생산 역량 및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파트너사의 성공적 EV 전환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