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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10곳중 4곳, 이자 낼 돈도 못벌어

Posted June. 13, 2024 08:39,   

Updated June. 13, 2024 08:39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 역시 한꺼번에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외부 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3만2032개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40.1%였다. 이는 1년 전보다 5.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 수치가 1보다 작으면 연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2.195배로 집계됐다. 금융비용 대비 2배 수준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는 의미다. 하지만 2022년(4.437배)에 비해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 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인 기업도 전년 대비 2.8%포인트 늘어난 27.8%에 달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의 차입금과 평균 이자율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업황 부진으로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대폭 하락했다”고 말했다.

수출 회복 지연과 내수 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도 3년 만에 역(逆)성장했다.


이동훈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