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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20여곳 교수들 “주 1회 휴진 검토”

대형병원 20여곳 교수들 “주 1회 휴진 검토”

Posted April. 24, 2024 08:28,   

Updated April. 24, 20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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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교수들이 30일부터 매주 화요일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하고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의대 20여 곳 산하 대형병원들도 ‘주 1회 자율 휴진’ 참여를 검토하고 있어 의료 공백이 한층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총회를 열고 주 1회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후 교수들이 주 80∼100시간 근무하면서 피로도가 누적된 상태”라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 하루 정도는 쉬어야 버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휴진은 과별로 사정에 맞게 진행하되 응급 수술이나 중증 환자 진료는 지금까지처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20여 곳이 참여하는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주 1회 진료를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미 충북대는 이달 5일부터 매주 금요일 충북대병원 외래 진료를 중단한 상태다. 충남대와 원광대도 26일부터 산하 병원의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 의대 중에선 서울대 외에 서울아산병원을 산하에 둔 울산대와 세브란스병원을 산하에 둔 연세대가 진료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대 의대는 26일 서울성모병원 등 산하 8개 병원 교수들의 사직서를 제출하고 다음 주에 진료 축소 방안을 논의한다. 울산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을 경우를 감안해 단체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교수들이 주장하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에 대해선 “여전히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장상윤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 정부와 1: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으나 이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의사단체가 정부와 협상에 응하지 않은 채 의대 증원의 원점 재검토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교수들이 병원을 이탈하더라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때처럼 진료유지명령을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의료 공백 이후)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전공의들의 자리를 채우며 근무를 해 왔다”며 “법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릴 수는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