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한 文, 마지막 사면은 없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고심한 文, 마지막 사면은 없었다

Posted May. 04, 2022 08:49,   

Updated May. 04, 2022 08:49

日本語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임기 마지막 특별사면을 단행하지 않기로 했다. 8일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전격 사면에 나설지 최근까지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사면 카드를 접은 것.

 문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으로서 주재하는 이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심했다면 늦어도 전날(2일) 사면에 대한 의중을 법무부에 전달해야 했다. 이후 사면심사위원회에서 사면 대상을 심의 의결한 뒤 이날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공포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마지막 국무회의까지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아무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사면에 대한) 여지가 없다. 상황 종료”라고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 동안 이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 부회장 등을 사면할지 고심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사면에 대체로 부정적인 생각이었다고 한다. 다만 종교계 등을 중심으로 사면 요구가 많아진 데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사면에 대한 의견이 갈려 최근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고 말하는 등 가능성은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이번 사면과 관련해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이 김 전 지사를 위한 ‘패키지 사면’이라고 비판까지 하자 결국 사면 카드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면을 두고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를 포함해 각계에서 요구하는 사면 대상까지 많아지면서 “사면은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 판단해야 한다”던 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사면을 접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참모는 “각계 의견을 취합해 대통령에게 전달했지만 종교계, 시민 단체의 의견을 국민 전체 여론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