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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불안한 인수위 2주, 새 정부 출범 준비 차질 없나

불안불안한 인수위 2주, 새 정부 출범 준비 차질 없나

Posted April. 02, 2022 08:25,   

Updated April. 02, 20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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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닻을 올린 지 2주일이 지났지만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이전이나 인사권 충돌,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신경전 등 정무적 이슈들이 부각된 탓이 크다. 그동안은 정부 업무 보고를 받는 기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 정부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인수위 본연의 활동이 주목받지 못한 것은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우선 인수위 자체가 이런 저런 논란에 휩싸여 불안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가 단적인 예다. 물러가는 법무부 장관이 당선인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검찰 관련 공약을 대놓고 반대한 것은 적절치 못했지만 “무례” “분노” 등의 단어를 써가며 업무보고 일정을 일방적으로 유예했던 것 역시 군기잡기 논란을 자초하는 빌미가 됐다. 대선 사전투표 혼선과 관련해 중앙선관위에 간담회를 요청했다가 선관위가 “전례가 없다”고 응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인수위 인선 및 해촉을 놓고도 잡음이 일었다.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을 지냈던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국민통합위원회 정치분과위원장에 위촉됐다가 하루도 안돼 물러났다. 김 총장의 정치적 성향을 문제 삼은 국민의힘 측의 거센 반발 때문이다. ‘국민통합’이란 말은 왜 썼나 싶다. 앞서 과학기술분과 실무위원으로 임명됐다 해촉된 인사가 “인수위를 누가 사유화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지나간 2주는 황금 같은 시간이었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초반의 잡음이나 혼선을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정부는 영속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면밀히 따지고 정책 전환을 시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말 그대로 ‘점령군’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청와대와 내각 요직 진출을 염두에 둔 알력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도 경계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은 채 40일도 남지 않았다. 실질적으론 4월 한 달에 윤석열 정부의 미래가 좌우될 수 있다. 용산 이전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차근차근 추진하면 된다. 그 보다는 경제 안보 복지 등 각 분야에서 윤석열 정부가 그리는 굵직한 국정 목표와 실행 플랜이 착착 제시돼야 한다. 윤 당선인은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고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다. 말로만 그치지 말고 손에 잡히는 청사진을 내놔야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국민 기대도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