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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침공에 속수무책 무너지는 키예프

Posted February. 26, 2022 08:22,   

Updated February. 26, 202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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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틀 만인 2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함락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러시아군은 이날 키예프의 군 시설과 민간을 가리지 않는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시작했고 기갑부대가 키예프에서 불과 약 32km 떨어진 지점까지 진격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 탱크가 이날 오후 키예프 외곽에 진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도부터 속전속결로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하려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다. 냉전 시대 옛 소련 진영의 폐쇄성을 비판하는 비유였던 ‘철의 장막’이 드리우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키예프에 대한 크루즈미사일과 탄도미사일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며 “민간과 군 모두 표적”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침공 개시 당시 “군사 기반시설과 방공체계를 파괴해 민간인 위협이 없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 탱크부대까지 키예프 진입이 임박하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조만간 전쟁과 침공을 끝내는 방법을 말하기 위해 우리와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와 반도체 등에 대한 전면적인 수출 통제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러시아 제재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핵심 제재인 러시아 금융기관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조치는 독일 등 유럽연합(EU) 일부 국가가 반대하면서 빠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에 미군 7000명 증파를 지시하면서 “푸틴이 나토 국가로 침공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것”이라며 “내가 확신하는 단 한 가지”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듣는 것은 미사일 폭격과 교전, 전투기의 굉음일 뿐 아니라 러시아가 문명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새로운 ‘철의 장막’이 쳐지는 소리”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