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김상조 투자한 사기펀드, 비호•특혜 과연 없었나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와 김상조 전 대통령정책실장이 2019년 4월 환매 중단 사태로 대규모 피해를 낸 디스커버리 펀드에 60억여 원과 4억여 원을 각각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펀드는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 씨가 자산운용사의 대표를 맡고 있어 ‘장하성 동생 펀드’로 통했다. 그동안 묻혀 있던 현 정부 실세들의 펀드 투자 사실은 그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장 대표를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년 4월부터 2년 동안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된 사모펀드다. 판매사들은 미국 운용사가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여서 안전하다고 홍보해 단박에 거액의 자금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 운용사가 자산가치 등을 허위 보고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고발되면서 자산이 동결됐고 그 여파로 한국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도 중단됐다. 경찰은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을 메우는 폰지 사기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 ‘사기 펀드’에서 생긴 피해 규모는 2562억 원에 이른다.

　장 대사의 펀드 연루 의혹은 환매 중단 조치 직후 불거졌다. 신생운용사가 굴리는 펀드를 국책은행이 판매하고 그 덕에 설정액 규모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과정을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번에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의 펀드 가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등의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장 대사와 김 전 실장은 9일 법률 위반 사실이 없다고 해명한 데 이어 어제 다시 ‘환매를 신청한 사실도, 환매금을 받은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그럼에도 만기 때까지 돈이 묶이는 일반인과 달리 이들이 입출금이 자유로운 개방형으로 가입한 점 때문에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들이 환매 중단 정보를 먼저 알았는지, 수익 관련 특혜는 없었는지가 관건이지만 2년10개월 동안 해답은 수면 아래 잠겨 있다. 의혹의 당사자들이 하는 말만 곧이곧대로 믿으란 건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펀드에 대해 40∼80%의 배상비율을 책정했다. 하지만 이 펀드가 애초 사기였다면 일부 배상 조치를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정권 실세들이 펀드에 거액을 넣은 뒤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모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태는 단지 펀드 불완전판매에 그치지 않고 정권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