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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아기 돌보던 美해병대원, 카불테러 희생

아프간 아기 돌보던 美해병대원, 카불테러 희생

Posted August. 30, 2021 08:54,   

Updated August. 30, 20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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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방부가 26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 앞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에 희생된 미군들의 신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군 사망자 13명의 평균 나이는 불과 22세였다고 뉴욕타임스(NYT)를 포함한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해병대 정비 담당이었던 니콜 지(23·사진)는 테러 발생 일주일 전쯤에 카불 공항에서 한 아기를 안은 채 돌봐주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고는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고 썼다. 그의 인스타그램엔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사람들을 공항에서 호송하거나 병장 진급 소식에 기뻐하는 모습 등도 올라 있다. 그의 아버지 리처드 헤레라는 “딸이 죽기 며칠 전 아프간에서 문자를 보내왔다”며 “탈레반을 피해 탈출하려는 여성과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지는 항공관제사가 되고 싶었지만 심장박동이 불규칙해 정비기사로 직종을 바꿨다고 한다. 지의 가장 친한 미군 동료였던 맬러리 해리슨은 페이스북에 “그녀의 차가 아직 우리(노스캐롤라이나 해병기지) 주차장에 있다”면서 “나의 가장 친한 친구, 영원한 자매, 나의 다른 반쪽…”이라고 썼다.

 다른 해병 희생자 라일리 매콜럼(20)은 임신 중인 아내가 약 3주 뒤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매콜럼은 훌륭한 아버지가 될 참이었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을 갖고 놀며 군인이 되고 싶어 한 그는 18세가 되자마자 입대 지원서를 냈다. 해병에서 제대하면 역사 교사나 레슬링 코치가 되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해병 카림 니쿠이(20)는 9·11테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2001년에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무술에 능했던 니쿠이는 해병을 평생의 직업으로 삼으려 했다. 그의 아버지는 이번 테러 발생 후 관련 뉴스를 확인하기 위해 TV를 보던 중 집으로 찾아온 3명의 해병대원들로부터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아버지는 “아들은 전쟁이 시작한 해에 태어났고 전쟁이 끝나는 해에 생을 마쳤다”고 한탄했다. 니쿠이는 자살폭탄 테러가 나기 수 시간 전에도 자신이 아프간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동영상을 가족들에게 보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