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키아와 아일랜드 골프리조트 오션코스(파72)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뒷바람이 부는 16번홀(파5·583야드)은 장타 경연장이라도 된 듯했다.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363야드, 욘 람(27·스페인)은 362야드를 날렸다. 루이 우스트히즌(39·남아공)과 브룩스 켑카(31·미국)는 나란히 361야드를 보냈다.
하지만 최고 장타를 날린 ‘롱기스트’는 51세의 필 미컬슨(미국)이었다. 그가 때린 공은 무려 366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안착했다. 이날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장타였다. 미컬슨은 세컨드 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그가 2홀 남기고 3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서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한 순간이었다.
이 골프장은 4대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곳 중에서도 가장 긴 코스를 자랑한다. 전장이 7876야드나 된다. 하지만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313.1야드(21위)를 기록한 미컬슨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컬슨의 장타 비결은 샤프트 길이가 47.9인치에 이르는 롱 드라이버다. 이번에 미컬슨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규정한 한계치 48인치에서 0.1인치 짧은 캘러웨이 에픽 스피드 트리플 다이아몬드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다른 선수들보다는 1∼2인치 길다. 로프트 각도는 6도밖에 되지 않았다. 대개의 선수들은 8.5∼9.5도 로프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 같은 선택은 비거리 증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샤프트가 길어지면 스윙 아크가 커지게 되고 공을 더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임팩트가 힘들거나 공의 탄도가 높아져 거리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강태호 캘러웨이골프코리아 투어팀 차장은 “투어 프로가 이렇게 낮은 로프트를 쓰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제 로프트 각도는 5.5도였다. 손 감각이 좋은 선수들만이 이런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미컬슨이 긴 전장에 대비해 비거리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낮은 로프트 드라이버로 올려치는 스윙을 하면 긴 비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드라이버는 신체 조건과 스윙 밸런스를 종합해 만들어졌다. 샤프트 길이를 늘인 대신 드라이버 헤드 무게를 평소보다 10g 정도 가벼운 188g으로 줄였다. 몇 개월에 걸친 협업 끝에 미컬슨의 스윙에 최적화된 맞춤형 드라이버를 완성했다.
미컬슨의 우승에는 그의 최대 장기인 쇼트 게임도 큰 역할을 했다. 이날 5번홀(파3)에서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는 신기를 선보였다. 한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던 그는 7번홀(파5) 버디와 10번홀(파4)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반면 우승 경쟁을 펼치던 켑카는 10∼14번홀에서 보기 3개로 흔들렸고, 우스트히즌도 13번홀(파4) 더블보기가 뼈아팠다.
이헌재 uni@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