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테러가 빈발하면서 부르카 논쟁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몸을 가리고 눈마저도 망사로 덮는 이슬람 전통 여성 복장 부르카가 테러리스트의 신원을 숨기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유럽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불가리아 모로코 등 최근 2년간 ‘부르카 금지’를 선언한 유럽 국가만 모두 5곳이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도 ‘부르카 금지법’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최근 부르카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나라는 덴마크다. 법안 시행을 앞두고 있는 덴마크는 5월 31일 의회에서 ‘부르카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8월 1일부터는 덴마크의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포함해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착용할 수 없게 된다. 덴마크 정부는 의회 표결이 있던 5월 “(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과 터번, 유대인들이 쓰는 스컬캡 등은 금지 대상이 아니다”라며 종교 탄압 논란을 피해 갔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도 법안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년 전 하원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공공장소에 한해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네덜란드는 이달 19일 상원 표결을 거쳐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노르웨이는 학교와 유치원, 대학에서 부르카와 니캅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이번 달에 통과시켰고 국왕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부르카 논란의 시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벨기에 하원은 안전상의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비롯해 신원 확인을 어렵게 하는 옷과 두건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부르카 금지 법안을 가장 먼저 만든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2011년 4월 공공장소에서 부르카와 니캅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부르카 논란은 2016년 7월 스위스의 티치노주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후 불가리아와 오스트리아 등도 비슷한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고 나섰다.
논란의 최대 피해자는 무슬림 여성들이다. 부르카를 비롯한 이슬람 전통 여성 복장이 ‘모래바람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이후 무슬림 여성들은 사회적 억압에 의해 이 복장을 착용해야 했다. 한편으로는 ‘부르카 논란’으로 또다시 타인에 의해 평생토록 입어 왔던 전통 의상이자 문화를 박탈당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이유로 전통을 고집하려는 흐름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양분돼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이 ‘부르카 금지’를 선언하고 나설 때마다 반발하는 시위가 벌어지지만 올해 초 이란에서는 히잡 반대 릴레이 1인 시위인 ‘나의 은밀한 자유’ 시위가 등장했다. 의복으로 머리카락을 가리지 않은 여성들에게 징역 2개월 미만의 형을 살게 하는 이란 법률에 여성들이 반대하며 거리로 나선 이 시위는 ‘이란판 미투(#MeToo)’ 운동으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