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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 권경원

Posted August. 17, 2017 10:49,   

Updated August. 17, 2017 11:06

 한국축구대표팀 김남일 코치(40)는 지난달 23일 중국 정저우의 항하이 경기장을 찾았다. 중국 슈퍼리그 톈진 취안젠에서 중앙 수비수로 뛰고 있는 권경원(25)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취안젠은 허난 젠예와의 경기에서 측면 수비수가 퇴장을 당한 수적 열세에도 1-1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권경원이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를 한 게 큰 힘이 됐다. 그리고 권경원은 14일 신태용 감독(47)이 발표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전 소집 명단 26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생애 첫 성인 국가대표로 뽑혔다.

 국내 축구팬들에게 권경원은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2013년 전북에서 프로 데뷔를 했고, 아랍에미리트 알아흘리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취안젠으로 이적했다. 그런데 취안젠이 권경원을 영입하면서 알아흘리에 지급한 이적료가 1100만 달러(약 125억 원)나 된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이적료다. 손흥민(25)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의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이적료가 2200만 파운드(약 323억 원)였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몸값이 곧 그 선수의 가치다. 취안젠 구단이 권경원의 가치를 그만큼 높이 봤다는 얘기다. 권경원은 외국인 선수들의 주전 경쟁이 유독 치열한 슈퍼리그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 감독이 뽑은 5명의 중국파 중 올 시즌 소속 팀 출전 시간이 가장 긴 선수가 권경원이다. 

 “외박을 나가라도 해도 나가지 않고 훈련하던 선수다.” 권경원을 지도했던 최강희 전북 감독(58)은 “굉장히 성실하고 집념이 강한 선수이다”며 “188cm의 큰 키에 체격도 탄탄해 수비수로 성공할 자질을 갖췄다. 잘 키워서 중책을 맡기려고 했던 선수인데 붙잡지를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2015시즌을 앞둔 전북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알아흘리와 연습경기를 치를 때 권경원을 눈여겨본 알아흘리 구단이 거절할 수 없을 정도의 이적료(300만 달러·약 34억 원)와 연봉(100만 달러·11억4000만 원)을 제시해 최 감독은 권경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최 감독에게 “(권경원이) 국가대표 맞죠?” 하고 물은 알아흘리 직원이 있었다. 최 감독이 “아니다”라고 하자 그 직원은 “왜 국가대표가 아니냐”며 의아해 했다고 한다.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은 중동 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거의 점검하지 않았다. 몇 차례 현지로 날아가 직접 관전했던 중국, 유럽 리그와는 달랐다. 중동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던 슈틸리케 전 감독은 중동 리그 선수들의 수준이 높다고 보지 않았다. 권경원은 2014∼2015시즌부터 세 시즌을 중동 리그에서 뛰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전 감독의 눈에 띌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 코치는 누구보다 권경원을 잘 알고 있었다. 김 코치는 선수 시절 전북에서 권경원과 한솥밥을 먹었다. 또 최근까지 슈퍼리그 장쑤 쑤닝에서 코치를 지내 올 시즌 권경원의 몸 상태도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권경원은 취안젠에서 중앙 수비를 본다. 알아흘리에서도 주로 중앙 수비수였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겨도 무리가 없는 멀티 플레이어다. 신 감독도 권경원을 일단 미드필더로 분류했다. 큰 키와 탄탄한 몸집으로 공중볼 다툼과 몸싸움에 강한 권경원은 넓은 시야와 악바리 근성까지 갖췄다.  



이종석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