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정보사령부가 북한 침투 겸 잠수함 정찰용으로 사용한 70t급 잠수정이 경남 진해 군항에서 정기점검을 위해 육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폭발해 장교와 부사관 등 3명이 숨지고 장교 1명은 중상을 입었다. 군은 잠수정에 깔려있던 수소가스가 갑자기 폭발해 사상자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용 연한(30년)을 넘겨 올해 말 퇴역시키려던 노후 잠수정이었다고 하나 사고에 대비해 점검과 정비에 더욱 최선을 다했어야 한다.
대북(對北) 작전을 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 북한 잠수정이 1996년 강원 강릉 해안에서 좌초했고, 1998년에는 속초 인근 해상에서 유자망 그물에 걸렸던 일도 있다. 우리 군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고물 잠수정’으로 그동안 북한 잠수함을 정찰하고 폭파하는 훈련이나마 제대로 했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군에서 젊은 군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다. 작년에는 해군 황도현함에서 포탄 오발로 수병 한 명이 크게 다쳤다. 해병대에서는 사병 한 명이 K-9 자주포 포탑에 눌려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빈발하는 군 사고는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잠수정 폭발도 장병들의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군 당국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숨진 김모 중위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국방부로부터) 얘기를 듣지 못했다.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잘 몰라서 답답하다”고 했다. 군은 사고 원인이 확인되는 대로 유족은 물론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려야 한다. 군사기밀을 이유로 숨기려들면 장병들의 사기만 떨어뜨리고 군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이다. 상층부에서는 방산비리가 끊이지 않고 일선에서는 안전사고가 그치지 않아 국민이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