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당 상임고문에게 거듭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7일 강원 원주 지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고문은 우리 당의 대표 주자였고, 유력한 대선주자로 많은 사람이 지원을 요청했다”며 “(손 전 고문에게) ‘도와주셔서 새누리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걸 막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통화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새벽 손 전 고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유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고문의 반응에 대해 그는 “상당히 긍정적인 목소리라고 들었다”고 했다.
더민주당이 ‘손학규 카드’를 꺼내든 것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크게 밀리고 수도권에서도 고전하자 반전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 전 고문은 호남과 수도권에서 당내 인사 중에선 비교적 대중적 지지가 높은 편이다. 이전에도 김 대표는 정장선 선대본부장을 손 전 고문에게 보내고, 수차례 통화를 하는 등 손 전 고문 ‘모시기’에 공을 들였다. 손 전 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모든 상황을 잘 모르기에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한다”고만 했다.
호남 방문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던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는 8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호남 일각의 이른바 ‘반(反)문재인’ 정서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에서 지역 주민들을 만난 뒤 9일에는 유세지원을 요청한 전북 정읍과 익산을 방문한다. 문 전 대표 측은 “전남 방문 등은 추후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많은 저항을 받더라도 본인이 달게 감수하겠다며 가는 것 같다”면서 여전히 달갑지 않은 표정이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표가 아마 유세하러 가는 건 아닌 거 같고, 자기 입장을 사죄하거나 광주에서 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가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






